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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y의 치유여정

스테이지 2 - 영향받지 않기

by 브레이 Bray 2020. 12. 4.

1

“최 선생은… 왜… 사시오?”

 

2013년 경.

자존감 바닥 찍고 멘탈 탈탈 털린 상태에 있을 때

온라인 상으로 알고 지내던 블로그 이웃 한 분이

집에 방문한 적이 있다.

일찍부터 영적인 길을 가시던 그 분과의

첫 대면에서 받은 질문이 저것이다.

 

스스로 한 번도 품어보지 못했던 질문이라

당황스러워하며 더듬더듬 뱉은 나의 대답은,

 

글쎄요…남에게 피해주지…

않으려고… 사는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왜 그랬는지 스스로 납득하기 어려운 대답이라 여겼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일견 맞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견이 갈리는 상황에서 나의 견해를 밝혀 더 분분하게 만들기보다

그냥 그들이 내리는 결정에 따르는 걸 편하게 여긴다거나,

마트 엘리베이터에서 카트를 밀고 누군가 들어오면

그에게 공간을 내주기 위해 내 몸을 벽에 바짝 밀착한다거나,

어린 시절의 아이들에게

내 이익을 취하기 위해 남에게 피해를 주지 말라는 훈육을 일삼았던 걸 보면

나를 낮추고 남을 위하는 삶, 남에게 피해되지 않으려는 삶을 살았던 건지도 모르겠다.

 

아니 뭐 그럴 수도 있다고 치자.

문제는...

나 이런 노력하고 있소~’ 하며

남들이 그걸 알아주기 바랬다는 거다.

그것도 속으로만...

 

남들은 알 턱 없는 이 이슈로 혼자 북 치고 장구치고 하다,

지쳐 실망하고, 도망치고, 그때마다 물귀신에 발목 잡혀설랑은

깊은 동굴 속에서 자책과 원망의 도가니탕에 다이빙~ㅠㅠ

 

나는 세상 사람들과 너무 달라.

나의 다름을 저들에게 이해시킬 수 없어.

그냥 저들과 거리를 두고 혼자 사는 게 낫지.

이렇게 된 건 다 늬네들 때문이야라며

혼 밥 즐기는 '고독한 미식가'나

혼 삶 즐기는 ‘나는 자연인이다의 열혈 시청자가 되었다는....^^;;

 

 

2

최근 에세네 4 바디 힐링 스쿨에서 마음공부를 시작하며

나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자존감을 세우니

그런 뻘짓을 하지 않게 되었고 덤으로

걸리적거리는 ’까지 벗어던질 수 있게 됐다.^^

 

남 보기에 괜찮은 척, 젊잖은 척, 쿨한 척 등,

몇 달간의 노력으로 걸리적거리던 들을 벗어나

홀가분함과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었는데,

그것도 잠시.

 

보름 전부터 갑자기 물귀신의 출몰이 잦아지는 것이 아닌가?

그러다 코로나 거리 두기 강화로 인해

야심 차게 준비했던 새 프로그램들이 물거품 되고,

애써 외면하고 있던 생존 불안이 올라오면서

힘들게 회복했던 자존감이 순식간에 와르르 무너졌다.

 

그리곤, 막~ 예전처럼

사람들에 대한 의심, 원망이 돋기 시작하는데...

자뻑하며 방심하다 당해서인지

이 물귀신 반격이 곱절로 아프게 느껴졌다.

 

어느 순간 분노를 이기지 못해

의자를 집어던지고, 유리 벽을 주먹으로 내리치고

바닥에 널브러졌는데…

 

 

3

고타마 붓다의 제자들은 그의 가르침을 듣고 수행함으로써

'아라한'이라는 이상적인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이 아라한의 경지에 도달하는데

4향4과라 불리는 8종의 위계(位階)가 있다.

 

예류(豫流) · 일래(一來) · 불환(不還) · 아라한(阿羅漢)이라는 4개의 층위가 있고,

()를 향해 수행(修行)해 가는 단계 향()

도달한 경지인 과()로 나뉘어

모두 4향4과라 하고 일컬어 48(四雙八輩)라 하는데,

이는 구원을 말하는 천주교의 7 Dimension 그리고

영성가의 7개 차원 어센션과도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다음 단계로의 성장은

올라간 만큼 다시 아래로 더 내려갔다 오는 과정을 포함한다는 것이다.

 

 

지난 113주간의 헤일로 선생님 방한 워크숍 중

학생 워크숍 뒤풀이 자리에서 귀에 딱! 걸린

이 가르침이 떠올랐다.

 

아! 어쩌면...

평생을 남을 위한 삶, 남에게 영향받는 삶을 살아왔는데

이제 드디어 영향받지 않고 살 수 있는 힘이 생긴 건가?

스테이지 1 클리어하고, 스테이지 2로 넘어가는 단계?

 

그랬다.

최근에 나를 괴롭힌 물귀신은 스테이지 2에서 넘어야 할 산.

그 산을 넘기 위해 깊은 그림자를 확인하는 과정,

'남에게 영향받지 않는 삶'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현재 내 모습을 적나라하게 4 바디로 느껴보는 필연적인 과정이었던 거다!

 

 

뒤늦게 통찰이 왔고, 그러자 4 바디에 평화가 찾아왔다.

물귀신에 잡혔던 고약한 자책감은,

다시 물귀신을 만나더라도 무너지지 않고

잘 넘길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으로 바뀌었다.

 

기분 좋은 전환의 순간.

 

 

이제 누가

"왜… 사시오" 한다면

"내 안의 신성을 만나고 그 여정에서 어센션을 이루려구요" 하고 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