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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y의 치유여정

드루와~ 물귀신!

by 브레이 Bray 2020. 11. 25.

1

관계 회복과 확장을 위해 택한 커뮤니티.

하루에도 100개 이상의 메시지가 쏟아지는 톡방.

그 한 곳에만 에너지를 몰빵하고 있는 사람들의

속도와 온도를 따라가지 못해

숨차 하고 벅차 하고 초조해하다

결국 뻘짓을 하기에 이른다.

 

아 쪽팔려~

물귀신에 끌려가는 순간이다.

 

2

아무 생각 없이 내지르는 말이나 행동에 갑분싸 될 때가 있다.

어떤 톡방에서 느닷없이 올라오는 반가움에

누군가에게 친한 척했는데 순간

정체를 알 수 없는 싸~한 느낌이 등줄기를 타고 흐른다.

 

잠시 후, 장문의 개톡을 받았다.

나를 배려해주는 차원의 고마운 내용임에도

행간의 저의가 겉으로 느껴지는 그것과

조금 다른 거 같단 말이지.

 

내가 실수라도 해서 조심스레 경고한 거였을까 등의

몹쓸 시나리오가 몽실몽실 구름처럼 피어오른다.

 

물귀신에 끌려가는 순간이다.

 

실수라고 인식된 순간 심한 자책으로 이어질 뻔했으나

경계선을 세워 차단하고 당사자에게 직접 질문했다.

다른 의도가 있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고 나서야

마음이 가벼워졌다.

 

3

어제 이외에도 여러 에고들이 엉켜

물귀신에 잡혀갈 뻔한 에피소드가 이어졌고,

이렇게 물귀신에 사로잡히면

몇 날 며칠을 동굴 속에 들어가 한없이 침잠하기 일쑤였

심할 때에는 두 달 가까이 폐인처럼 자책하며 지낸 적도 있다.

'나는 자연인이다'의 주인공들이 가장 부러운 순간.

 

이쯤 되면, 마치 좀비에 물린 좀비처럼 된다.

낮은 에너지에 갇혀 다른 사람들 에너지까지 끌어내려서,

주위를 온통 캄캄하게 만드는 신통술까지 부린다.

 

4.

몇 달 전 페친의 담벼락에서 발견한 멕시코 노래 요로나.

노래를 처음 들을 때 심장에 꽂혀서는 음원 사이트에서

10개 정도 다른 버전의 요로나를 다운 받아 거의 매일 듣고 있다.

요로나는 다름 아닌 멕시코의 대표 물귀신이라지?

 

youtu.be/mwNBa40y2oA

 

 

5

힐링 수업을 받으며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고

자신에게 집중하면서 직면한 첫 미션은 온갖 ‘척하지 않기'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비범한 캐릭터를 페르소나 삼아

 아닌 모습으로 살아온 를 버리기'로 한 것.

 

나를 사랑하는 법을 알게 되고

페르소나에 갇힌 나를 해방시키는데 성공.

점잖은 척, 괜찮은 척, 쿨한 척하는 나를 알아차리고

한 꺼풀 벗어 홀가분해하던 그 찰나!

 

지하실에 30분간이나 갇혀 쥐, 바퀴, 돈벌레에 대한 공포보다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고민했던 7살 아이.

평생 옳고 그름의 프레임 속에서 몬가 잘못했다는 느낌이 들 때

물귀신에 속절없이 끌려 들어가던 습.

이제 그거랑 맞설 때가 온 거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마주해서 대항하고 싸우거나

혹은 끌어안아 달래줄 준비가 된 걸까?

 

최근 몇 개월간 거의 매일 듣던 노래 물귀신 요로나.

두려움 없이 맞서려고 그랬나 보다.

언제까지일지 모를 물귀신과의 전쟁에 돌입인 듯...

 

그래!

멋지게 클리어한 첫 스테이지처럼 상대해주마.

드루와~ 드루와~

 

 

 

PS

글을 마무리하고 포스팅하려는 순간

조금 전 도착한 개톡 문자를 보고 잠시 통화 후

발목에 익숙한 손길이 느껴진다.

 

물귀신에 끌려가는 순간이다.

 

전화를 끊고 생각해보니

매년 11, 12월은 비슷했네.

물귀신 주간이네, 이 시기가

 

물귀신을 때려잡던가,

물귀신과 친해지던가

영향받지 않음이 상선(上善)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