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M
얼마 전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운전 중이라 대화를 나누지 못하고
후에 내가 전화하겠다고 끊고는 잊고 지냈다.
미안했다.
며칠 후 다시 걸려온 전화.
역시 이동 중이었고 여의치 않은 상황.
적당히 대화 나누다 나중에 걸겠다 하고 끊었다.
미안했다.
특별히 나와 대화를 나누고 싶어 한 친구에게
호응하지 못한 미안함이 겹쳐
시간 나면 꼭 해야지 마음먹고 있었고
오늘 그 친구 M이 떠올랐다.
마침 여유 있게 통화할 수 있겠다 싶어 접속.
두 시간여 대화를 나누며
서로에게 끌렸던 동질감을 새삼 확인했고
힘들어하다 치유를 통해 새 삶을 찾은 나처럼
그도 그런 기회를 가지면 좋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는 내게 새삼 '친구'라는 표현을 했다.
끊으려는데 그가 고맙다... 했다.
자기 생명을 살렸다... 며.
나와 접속되기 직전
전화기의 모든 연락처를 모두 지우고
의자 위에 서 있었다고...
통화가 이어졌다.
영화 인터스텔라가 떠올랐다.
모든 세상은 내가 만든 세상이고 프로그램.
심지어 나를 죽이려 했던 존재마저도
지금의 나를 있게 한,
공동 선을 이루어가는 과정인 거지.
내가 그를 살린 게 아님을...
그 스스로 나를 끌어당겨
그 삶을 이어가게 한 것임을... 안다.
영화 원더러스트를 추천했다.
무언가를 억눌린 사람은 감각에 집중 혹은 천착할 수 있다.
5화에서 힐러와의 세션을 보며 내가 세션 받는 것 같았고
평생 고생한 이슈에서 놓여날 수 있었음을 말해줬다.
영화 시크릿 더 무비도 추천했다.
남주 브레이처럼 살고 싶은 간절함에 많이 울었던 것도 알려줬다.
작년 한가위 보름달을 보며 소원이 안 떠올라
스스로 간절함 없이 사는 인간인가 하고 실망했었는데,
알고 보니 지금 같은 삶을 간절히 원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너에게서도 그런 간절함이 느껴진다고 했다.
전화를 끊고 깊이 들여다보니
마음이 담담하다.
삶이 점점 그렇게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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