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원 무리뉴 감독에게서 또 배운다.
어릴 적 난 야구선수가 되고 싶었다.
국민학교 4학년 시절.
야구 비슷한 룰이지만
고무공을 주먹으로 치고 달리는 '짬뽕'을 즐겨했다.
내가 날리면 대부분 홈런이라
늘 상대 수비는 맨 뒤에 가 있었다.
가끔은 허를 찔러 파울라인 살짝 넘기는 꼼수를 부리기도 했고.
상대팀이 치는 공은 거의 혼자서 처리했다.
달리기는 한 학년 위의 1등보다 더 빨랐고
수비할 때는 달려가 한 손으로도 캐치할 정도여서
다른 아이들과의 기량차가 너무 커서 재미없었다.
5학년에 되어서는 고무공을 플라스틱 배트로 치는
야구에 근접한 게임을 즐겼지만
나의 투구를 상대 아이들이 건들지 못하고
내가 치면 거의 홈런이었던지라
이 역시 게임의 재미를 느끼기 어려웠다.
그렇다고 야구가 꿈이었다는 말은 감히 못 한다.
진정 꿈이었다면 원하는 바를
관철시키려는 노력을 했을테지만...
진짜 야구가 하고 싶어 5학년 때
야구부가 있는 사립학교로 전학시켜달란 말 꺼냈다가
아버지로부터 단칼에 묵살당하자마자 바로 접었으니까.
돌아가시고 나서도 그 감정은 풀리지 않을 정도로
평생 아버지를 원망만 하는 미련을 떨었다.
최애 운동경기가 야구였음에도 불구하고
고등학교 시절 같은 또래였던
선동렬, 박노준 등이 날라라니는 모습이 싫어
야구 중계를 애써 외면하기도.
그러나 운동 경기가 있는 현장의
이런 모습을 보면 지금도 가슴이 뛴다.
내가 선수이고 싶고
지도자이고 싶고...ㅠㅠ
훌륭한 지도자의 메세지는
선수들의 내면에 닿는다.
스페셜원 무리뉴 감독은
내 안의 저 깊은 것까지 늘 건드린다.
그의 영성에 다시 놀란다.
착한 놈 콤플렉스, 선한 자의 오만 따위의
에고 놀음을 거둬주기까지 하다니...
리스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