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y의 치유여정

20200725 눈을 들어 주변을 보니

브레이 Bray 2020. 8. 13. 08:05

1
횡단보도 .
목적지로 이동할 노선 확인
핸펀 들여다보고 있는데
누가 '안녕하세요' 한다.

아는 사람인가 하고 봤더니
20 중반쯤 되어 보이는,
살짝 장애가 있어 보이는 청년이
눈에 웃음 담아 자전거에 앉아있다.
어정쩡하게 멋쩍게 웃으며 화답.

얼마 길에서 처음 꼬맹이에게
인사 받았던 때가 떠올랐다.
반갑게 인사한 청년에게 미안한 맘이 올라와
다시 한번 아이 컨택 턱을 까딱하며
맘속으로 '반가워' 하고 웃었더니,
마스크 속에서 하얀 이를 드러내며 활짝 웃는다.

신호 바뀌고 유유히 건널목을 건너가는 모습을 본다.
오래 입어 줄어든듯한, 살짝 올라간 검정 .
역시 검정색 7 추리닝 바지 위로 올라온
하늘색 체크무늬 트렁크 빤쮸.

나도 모르게 환한 미소가 입가에 번진다.

기분 좋다.?


2
잠시 정발산역 입구.
아까 만난 청년의 미소를 떠올리며 
기분 좋게 계단을 내려가는 .

누군가 옆을 지나가는데 왼쪽 뒤통수가 따갑다.
선우(3)뻘로 보이는 중딩 녀석이
무심한 지나치는데 나를 의식하는 느껴진다.
자세히 보려 하니 고개를 돌린다.

내리막 계단서는 습관적으로 뛰듯 가는 습관이 있다.
그렇게 내가 지나치려니 녀석도 같이 뛴다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다섯 계단 정도 남기고는 ~.

어릴 모습 보는 같아 흠칫 놀람
그리고는 나랑 보조를 맞추기 위해 기다린다.

다시 이어지는 계단.
이번엔 속도를 슬쩍 내보았더니
방심하다 놀란 화들짝. ㅋㅋ

저만치 앞서가던 녀석이 자판기 앞에 선다.
개찰구에 미쳐 '목이 마른가?' 하고 봤더니 
잽싸게 나를 앞질러 개찰구를 지나간다.
내가 알지.
그냥 기다리기 모하니 딴청 하듯 기다린 거다.

어릴 모습.?
어른 옆을 지나가거나
심지어 버스 정류장서 버스 출발할
경쟁심이 올라와 레이스를 즐기곤 했던.

기분 좋다.?

관찰하고 싶었으나
갈아탈 역을 확인해야 해서 
녀석을 향한 시선은 거기까지.


3
돌이켜보니 
길에서는 앞만 보고 걸었었다.
아니 어쩌면 앞조차 제대로 봤을지도.
주변에 어떤 사람이 있는지 보지 않고.
아니 어쩌면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조차 안보고.

이제 눈을 뜨고 주변을 보니
나와 소통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보이네.

변화들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