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21 힐러로서 경험한 첫 세션 - 부싯돌이 일으키는 상큼한 불꽃
누군가 말했다.
살아있다는 것은 모든 것에 자신을 부딪쳐
부싯돌처럼 상쾌한 불꽃을 일으키는 일이라고...
지난주,
클라이언트로서 받는 것이 아닌
힐러로서 하는 세션 제의를 받았다.
졸업 전이라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은 상태.
망설임이 발목을 잡길래 마음을 들여다보니,
잘할 자신이 없다.
아! 잘 하고 싶구나.
오랜 습, 굿좝에 대한 분별이다.
전환!
보스의 제안을 받았음에도
어리석게 자격을 걱정하고 있네?
자기 검열!
24시간동안 감정을 살폈다.
무엇보다,
'내가 하고 싶은가'를 깊이 들여다 봤다.
예전 일들이 주마등처럼 떠올랐다.
90년대 중후반.
체육과 동기들이 강남에서 굵직한 스포츠 센터의
중간관리자인 프로그램 결정권자가 되어
댄스 프로그램을 만들며 강사 제의를 해왔을 때.
1999년
강남에서 가장 큰 스포츠센터에서
댄스 프로그램 개설하며 당시 자체 리서치로
최고의 선생 3명을 선정, 비밀리에 자격 심사를 했고
그중에서 최종 낙점자라며 알려 왔을 때.
2001년 모 대학 사회 교육원에서
리듬체조 선수들의 다른 진로 모색을 위해 댄스스포츠 강좌 개설했고
적임자로 지목하고 담당 교수가 직접 방문했을 때.
책상머리에 앉아 머리 몇 번 굴려 판단하곤
그 좋은 제안과 기회들을 단숨에 날려먹었던 기억.
부싯돌이 일으키는 불꽃을 두려운 맘으로만 봤던 걸까?
치유에 대한 성공의 경험이 있으니
교사가 되어보자는 슈퍼바이저의 제안.
‘치유가여, 당신 자신을 치유하세요.
나를 치유한 만큼 남을 도울 수 있습니다.’
세뇌 하는데 또 잊고 있었구나.
통찰이 오니, 하고 싶은 맘이 올라와
과감하게 미끼를 물었다.
그냥 동행하는 게 나의 임무라고
몇 번이나 다짐하고 대면한 첫 클라이언트.
나를 많이 닮은 그와의 세션 후 가슴이 요동쳤다.
세션 받을 때보다 더 큰 치유가 일어남을 느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시추에이션!
부싯돌이 일으키는 상큼한 불꽃을 보았다.
클라이언트가 성장하고 치유를 얻는 것은 그의 몫으로 두고
난 힐러의 길이 아닌 그냥 나의 길을 가는 거구나!
잠시 함께 걷는 길이지만 각자 걷는 길.
이 순간은 길 끝에서 만나는 그것의 과정일 뿐.
설령 그가 손을 놓더라도
잠시 동안 나의 스승이 되어줌에 감사하고,
그분에게 최고 최선의 길이 되기를 바라며
섬심껏 걸어가는 길.
모두가 성장의 과정이다.
그에게도 나에게도.
자신을 부딪쳐 가는 길이 재미지다.
이게 살아있는 거구나.
‘살아있다는 것은 모든 것에 자신을 부딪쳐
부싯돌처럼 상쾌한 불꽃을 일으키는 일이다.’
이 말이 가슴에 잘 들어오는 것이
첫 단추를 잘 끼운 기분이다.